일상
- 산곡동 영단주택 일대 방문 후기 2023.01.21
- 동인천 브라운 핸즈 개항로 방문기 2019.05.15
산곡동 영단주택 일대 방문 후기
얼마 전 출근해서 신문을 보던 중 산곡동 일대의 영단주택 일대를 철거한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산곡동 일대 영단주택은 부평 캠프마켓 미군 기지 자리에 있던 일본 육군조병창의 강제 동원 조선인 노동자들의 주거를 위한 주택단지입니다.
'산곡동 87번지 일대'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공간을 좋아합니다.
주위의 건물들과 이질적인 공간. 시간이 멈추어버린 것 같은 공간. 온기가 빠져나간 옛 터들.
그래서 집에서 가깝기도한 이곳을 한번 방문해 보았습니다.
해당 지역의 느낌은 대충 이렇습니다.
좌우가 좁은 예전 골목길에, 요즘 보기 드문 기와집과 굴뚝..
오래된 세월과 삭막한 콘크리트트 숨기려하는 벽화들..
특유의 곰팡이슨 콘크리트 냄새들..
수십 년을 한자리에서 지낸 주택들은 사람의 온기가 다 빠져나간 공간을 쓸쓸히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진의 공간은 그나마 거주자가 있어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대부분은 이렇게 도로가 깨져있고, 포장이 되어있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조명이 없어 저녁시간에는 통행도 힘들겠지요.
오래된 가게들도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백마'라는 글씨가 자주 눈에 띕니다.
이는 여러 설들이 있지만,
1. 산곡리가 일제 강점기시절 백마정으로 바뀌어 지금도 그렇게 부른다는 설
2. 조선 때 말을 먹이던 마장, 혹은 백마장이 있었다는 설
그래서 해당지역에 백마가 들어간 가게가 많은가 봅니다.
위 건물은 다른 건물과는 다른 점이 있어서 찍은 사진입니다.
1,2,3층의 외관 벽돌이 다 다르고 창문의 형태로 볼 때 굉장히 오래된 건물인 듯 보입니다.
동인천 개항장 쪽을 가면 이런 건물이 꽤 많이 있거든요.
인천에 사시는 분들은 다 한 번씩 들어보셨을 정아식당 본점 가는 길입니다. 예전에 웨이팅을 하고 들어갔던 기억이 나네요.
요 가게는 해당지역에서 유일하게 사람소리 들리던, 불이 켜져 있던 가게입니다.
영화 특히 일본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던 기원은 저희 아버지도 즐겨하시는 온라인 바둑 장기 등에 밀려 점점 사라지는 추세인 듯합니다.
오래되고 폐허가 되어버린 집들 중에서 제 눈을 사로잡은 집입니다.
일단 건물의 입구가 일반집과 다른 지붕으로 되어있어서 꽤나 오래된 집이겠구나 생각이 들었고,
안에 보시면 누군가의 백일 사진으로 보이는 사진이 걸려있었습니다.
이사를 나가면서 왜 저사진을 챙기지 않은 것인지..
다른 무엇보다 꼭 챙겨야 할 것 같은 사진이 처량하게 있는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아직은 영단주택 단지 일대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얼 것을 우려해서 누군가가 부서 놓은 연탄이, 누군가의 온기가 아직도 남아있었습니다.
오래된 골목길을 가면 항상 벽화들이 눈에 띕니다.
유명한 그림을 그려놓거나, 꽃, 하트, 마을 주민들을 그려놓는 경우도 있지요.
저는 이 벽화가 여태껏 보았던 그 어떤 벽화보다도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저 벽화를 그리며, 부서진 벽을 어설프게 감춘 널빤지에 웃는 얼굴을 그리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사람에게 동물에게 흔히 사용하는 하트를 산곡동에 붙인 이 벽화가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긴 글, 비루한 사진, 두서없는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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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천 브라운 핸즈 개항로 방문기
동인천은 꽤나 독특한 동네입니다.
30년전에는 동인천의 대한서림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번화한 동네였지만,
지금은 닭강정과 냉면이 유명할뿐 구도심의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보다 더 과거로 들어가면 일제강점기 시기 개통된 경인선의 축협역이 이전한 장소가 지금의 동인천역입니다.
이렇듯 흥망성쇠가 반복되다보니 동네 구석구석에 옛향기가 지층이 쌓이듯 차곡차곡 쌓여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건 그 '흥망성쇠'가 동인천이 자초한게 아니란거죠
동인천은 그대로인데, 시대가 변하면서 흔히 말하는 핫플이 되기도, 단순히 옛 구도심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 SNS를 보면 예스러운 인테리어를 간직한 카페가 인기인 것 같습니다.
엊그제 동인천으로 출사를 나갈 기회가 있었는데, 왠지 이런 카페를 가고싶어 찾아보다 눈에 들어온 카페가
'브라운 핸즈' 입니다.
카페의 외관은 아주 오래된 메가톤바가 생각납니다.
개인적으로는 목욕탕이었나? 라는 생각이 잠깐들었는데, 찾아보니까 병원이었다고 하네요..
그이야기를 들으니 참 어딜봐도 병원같은 건물입니다.
이름에 걸맞는 핸즈가 맞이해줍니다. 간판에도 손이 명판에도 손이 손잡이에도 손이있네요.
손잡이를 손으로 잡으면 손을 맞잡는 걸까요.
들어가면 창구가 있는데요. 뒤쪽에 잘보시면 예전에 썻을법한 선반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병원에서 약도 조제해 주었는데,
저런 선반에 가득가득 약들이 있었던 기억이 있네요.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저 창구를 보고 오히려 목욕탕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내부도 외관과 일관적으로 예스러움을 유지하고있는데, 가구나 벽의 페인트, 창틀 등에서 시간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사진에보이는 브라운 핸즈 에코백은 아마도 판매를 하는것으로 기억합니다. 에코백말고도 각종 굿즈를 팔았는데..사진을 찍어둔게 없어서 상세히 설명은 못드리겠네요.
브라운 핸즈에서는 음료말고도 각종 빵들도 판매합니다. 다른사람하고 같이갔으면 하나 시켜서 먹어봤을텐데..
혼자가는 바람에 음료만 달랑 시켜먹어서 아쉽네요..
굉장히 독특했던 스탬프 입니다. 맨처음엔 명함 한장주시면서 도장을 찍으라고 하시길래 뭐지..? 했는데,
사진처럼 열번을 찍으면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는 구조인듯 합니다. 저는 1번만 찍었더니 탁자만 딸랑있네요.
사소하지만 독특하고 찍는 재미도있고 아이디어가 참 좋네요
음료를 주문하고 위층으로 올라갑시다.
계단이 조금 협소하고 가파르고 좁은편이라 조심조심 올라가야합니다.
계속 올라갑시다.
올라가다 한장..
아마 화장실이었겠죠? 저멀리 세면대도 보이고 바닥이나 벽도 타일이고
저 테이블에서 먹으면 뭔가 오묘한 기분일것같습니다.
더 올라가려했는데, 피곤해서 그만올라가기로했습니다..
카페에 들어오기전에는 날도 덥고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마셔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저도 모르게 아인슈페너를 시켰네요.
아인슈페너는 무난한 맛이었습니다. 예전에 서울 어딘가에서 먹어본 아인슈페너가 있었는데,
사장님이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그 사장님이 말씀하시길 본인가게의 아인슈페너는 정통을 지향해서
다른 카페의 아인슈페너처럼 단맛이 전혀없다 라는 가게가 있었는데..정말 하나도 안달아서 놀랐던 기억이있습니다..
아무튼 브라운 핸즈의 아인슈페너는 그와는 다르게 단맛이 도는 무난한 커피입니다.
카페에는 구석 구석 사진찍기 좋은곳이 있습니다. 글의 처음에서 밝혔듯 요즘의 SNS에서 인기있는 카페는
예스러움을 간직한 카페인데, 거기다가 사진찍을 좋은 스팟들이 있으니 SNS하시는 분들에게는 더할나위없는 카페일 것 같습니다.
안녕!
브라운 핸즈 방문기를 마칩니다.
인테리어도 괜찮고, 사진찍기도 좋은 카페입니다.
다만 저는 월요일 오후에 방문해서 사람이 없었겠지만, 주말에 방문하시면 사람이 꽤나 많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주차공간도 딱히 없고, 카페 앞에 공영주차장이 있었는데도, 평일 오전에도 만차일 정도니
주말에는 더더욱 힘들겠죠. 그점을 제외하고는 한번쯤 가볼만 합니다.
신포시장도 근처에 있으니, 닭강정 드시고 카페와서 커피한잔하시고 하면 딱 좋겠네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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